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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차 일기장을 써본다.
남편은 영문학과에 경영학을 함께 전공한 문과쪽(?)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컴퓨터 멀티미디어학 전공에 디지털 디자인을 연계전공한 이과쪽(?) 사람이다.
나는 시스템 엔지니어부터 시작해 여러 외국계 회사를 거치고, 큰아이가 커가면서 시간적 여유를 위해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남편이 큰 아이가 초등학교 가자마자 코딩코딩 노래를 불렀다.
그 이유는 컴퓨터는 회사에서 배운게 다이던 사람이,
회사에 특정한 일로 인해서 엑셀에 대해 훨씬 많이 배우고 데이터가 어떻게 흐르는 건지 배우게 되었다(나에게..ㅋ)
그리고 나서 마케팅을 하던 남편은 데이터를 쓸줄 알고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줄 알게 되었다.
이직후에 그 본인의 능력과 IT능력을 플러스로 인정받아 회사에서 많은 인정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작 배울때는 이런거 안배워도 된다던 사람이 지금은 우리아이들도 꼭 배워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자마자 코딩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나는 아직은 학교에 적응도 해야 하고, 컴퓨터라는게 수학이고 과학이기도 해서 아직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코딩은 단순히 프로그래밍 과정 중 하나이고, 코딩이란건 레고로 원하는 도안대로 만드는것과 같다고, 아직 어려서 모니터를 보기엔 눈이 약하니 차라리 레고를 하게 하라고, 눈보다는 손에도 자극이 있는 놀이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학교를 보내니 주변 엄마들도 코딩코딩 물어본다. 코딩이 모에요? 나는 모르지만 애는 해야겠어요.
방과후나 학원을 보내려는 어머님들께 아직 아이는 컴퓨터를 들여다보기 보다는 다양한 자극을 받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눈의 성장기라서 시력이 좋아져야 하는데 컴퓨터를 오래 보고 있으면 오히려 역효과지 않을까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나는 그리 말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컴퓨터를 하면서 눈이 -10까지 떨어진 사람이라 눈에 예민하다..)
아이가 1학년이 마칠 무렵, 친구들은 코딩을 배우는데 왜 자기는 안배우냐는 말에, 나의 고집 때문에 내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걸까 생각하다가 역시나 코딩을 전공할것도 아닌데 왜 배우냐는 컴퓨터 전공자들인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다시한번 마음을 굳혔다.
차차 우리나라에서는 2025년부터 디지털로 모두 바꾼다고 하는 기사들이 뜨고, 또 세계적으로도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가르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단지 언플러그드 코딩부터 시작한다는 걸 보고 아차 싶었다.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개념들이 있다. 이걸 놀이로 변형해서 아이에게 알려주자. 컴퓨터 없이 컴퓨터를 알려주자 싶었다. 수학도 개념만 알면 어려운 문제도 착착 풀수 있듯이, 아이에게 개념만 머릿속에 심어줄 수 있다.
컴퓨팅 사고력만 알아도, 생활속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이성적이고 체계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분명 살아가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고민하고 생각해서 교재를 만들었다. 그렇게 나온게 언플러그드 컴퓨팅 사고력 교실.
(코딩적인 사고력을 포함하고 있지만, 코딩 단어는 넣지 않았다. 세상의 흐름상 넣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도 고집이 세다ㅠ)
체험과 놀이를 통해서 컴퓨팅 사고력을 배우는거다. 보드게임도 있고, 요리 만들기, 그림그리기, 레고 만들기, 오조봇, 팔찌 만들기 등을 컴퓨팅 사고력에 빗대어 체험을 하는거다.
우리 아이와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수업을 했는데, 준비할땐 그리도 힘들었지만 정작 내가 즐겼다.
아이들의 생각을 나눌때 너무나도 순수함에 미소가 지어졌고,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겨울 방학동안 수업이 끝나고 원래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돌아갔다. (사실 이젠 시스템 엔지니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프로젝트 메니저와 기획업무를 하느라 업체에 프로젝트 따고 업무 분석 후, 개발은 다른이들에게 나누어 맡기니..그래도 난 시스템 엔지니어로 불리는게 좋다 ㅋ)
아이가 2학년이 되고 물었다. 전에 아이들과 모여서 했던 수업이 그립다고. 같이 의논도 하고 놀이도 하고 했던게 재밌었다고. 이젠 안할거냐고.
"사실 너 가르치려고 한거지, 엄마는 개발쪽이 적성일 뿐더러, 프리로 뛰는게 훠~~~~얼씬 편하고 돈도 훠~~~~얼씬 많이 벌어, 너 원하는거 사도 된단다~"하고 싶었지만, "응 엄마가 좀 바빠서"라고 둘러댔다.
근데 무슨 마법인건지, 그후로 수업에 보았던 아이들의 웃는 모습, 아이들의 신기한 답변, 개구진 모습, 아이들이 이해하는게 보일때의 그 뿌듯함들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이 아빠는 경제적인건 자신이 책임 질테니 해보라고 권했다. (이래놓고 회사 그만 둔건 안비밀!!!)
그래서 다음으로 우리 아이에게 컴퓨터 기초를 가르치는 수업을 만들었다. 기초 뿐만 아니라 요즘 흘러가는 IT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인공지능이 뭔지, ChatGPT는 뭔지, 메타버스는 뭔지 등등..컴퓨터를 활용해서 놀 면서도 익힐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
AI몬스터라는 공부방 이름도 붙였다. 몇달간 모두 직접 스케줄도 짜고 내용도 만들어 교재도 만들고 제본도 떴다.
아이들이랑 컴퓨터, 패드로 음악도 만들고, 스티커도 만들고, VR체험도 하고, 나에 대해 마인드맵으로 표현도 하고.. 할게 너무 많았다.
내 프리랜서의 수입은 끊겼지만, 새벽에도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일어날 정도로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찾고 만들고 즐겼다. (남편이 나의 제2의 적성인듯 하다고ㅠ) 우리 애가 배울거니까!!!
그렇게 3주짜리 컴퓨터 기초 공부방이 오픈되었다.
내 아이의 같은 학년을 받아서 아이와 함께 수업을 한다. 그래서 정말 소규모.
그래도 따로 전화와서 이런 수업을 찾고 있었다고, 큰아이도 배우고 싶다고 해주시는 분도 계시고..둘째 나이가 되면 보내고 싶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감사합니다. ㅠㅠ)
언젠가 나에게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그런 안목을 가지기를..
아직은 코딩은 할줄 모르지만, 어떻게 하는지 계획을 짤수 있는 아이들이 되기를 바라며 하나씩 가르치고 있다.
(내 아이디어가 어떻게 구현될지를 생각하는게, 컴퓨팅 사고력이, 나는 아직도 현실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코딩이 아니더라도 컴퓨터 활용은 쉽게 하는 아이들이 되어 생활에 많은 혜택을 받으며 자라기를..
공부방인데도 이름도 짓고, 로고도 만들고, 명함도 만들고(한장도 안씀 ㅋ) 사업자등록도 거창하게 했는데,
앞으로 공부방을 유지를 해야 하는건지, 그리고 수업을 듣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다.
나는 컴퓨팅 사고력과 컴퓨터 기초만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아이가 원하면 컴퓨터 학원을 보내려고 했었어서..ㅋ
아직은 컴퓨터 기초 수업이 현재진행형이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이렇게 나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역시나 아이들에게 배울점이 많다, 너무나도 창의적이고 개성이 넘친다. 예쁘고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들은 계속 보고 싶다ㅠ)
3-4년 뒤에 보면 나의 이 이벤트(?)가 어찌될지 보이겠지, 이 글을 보며 웃겠지 싶다.
(남편은 내가 보내려는 그 학원을 내가 하라고..우리 공부방에 인원이 4명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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